[뉴스프리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한달…성과와 앞으로 과제는?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 한 달이 다돼갑니다.
그간 작은 지출도 부담스러워하던 시민들의 지갑을 여는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고 소상공인들도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습니다.
다만 지원금 사용과 관련해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고 추가 지급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프리즘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한 달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한 전통시장의 정육점 직원이 소고기를 손질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모습입니다.
오전에 꺼내놨던 구이용 등심이 점심시간이 채 되기 전 모두 팔렸기 때문입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 수요가 부쩍 늘어난 덕입니다.
"지급되기 전보다는 제 생각에는 2배 이상,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고기를 잘 안 드셨던 분들도 많이 사가시고."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약 한 달, 소득은 줄고 밥상물가는 올라 적은 지출도 꺼리던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합니다.
"넉넉하게 잘 썼지요. 고기도 사서 많이 먹고 소고기도 사먹고 지금도 여기 고기 사가는데…"
소비가 조금은 살아난 겁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기준 주간 전통시장 매출액 감소율은 39.6%로 한 주전에 비해 12%포인트나 줄었습니다.
4월 마지막 주부터 줄곧 50%를 넘던 감소폭이 재난지원금 지급 뒤 큰 폭으로 진정된 겁니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앞으로의 소비지출 전망을 보여주는 소비자 심리지수도 이달엔 77.6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기준치 100에는 한참 미달해 회복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1월 이후 추락을 거듭하다 넉 달 만에 반등한 겁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코로나 보릿고개 걱정은 여전합니다.
재난지원금 덕에 반짝 회복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그치지 않고 있고 일자리 사정도 악화일로라 '재난지원금 이후'를 장담할 수 없어서입니다.
"다시 추세가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추세기 때문에 8월 이후에도 아마 경제적으로 위축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많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조금이나마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효과가 얼마나 더 이어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 바가지에 '현금깡'까지…사용처 기준도 '고무줄'
경기도 수원의 한 시장.
"지역화폐 카드 오면 현금처럼 잘 받으시고 하셔야 합니다"
도청 공무원과 상인회가 함께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계도에 나섰습니다.
몇몇 가게들이 재난지원금이 카드 결제라며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물건값을 비싸게 부르자 경기도는 15곳을 적발해 세무조사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시장 상인들의 인식을 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지원해준다는 것에 고맙게 느껴야 하는데…"
일선 가게에서 상인들의 불법이 있다면 온라인에선 이용자들의 부정 사용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재난지원금으로 산 제품을 되팔거나 과잉 진료를 받고 실손보험을 청구해 현금을 챙기는 일도 있습니다.
사용 가능처 기준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목입니다.
초대형 마트인 농협하나로마트에선 쓸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영세 농가에서 신선 제품 등을 납품받는 다른 마트들은 '대형'이라는 이유로 쓸 수 없는 겁니다.
"대형마트나/ 거기서 주로 많이 사니까 식품이나 자취생들은 배달을 해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안 돼서 아쉬워요."
들쭉날쭉 기준에 소비자가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2개가 똑같은 생필품인데요. 재난지원금 사용처 규제로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에서 더 비싸게 사는 경우도 생깁니다.
심지어 백화점이 아니면 수입 사치품 매장에서도 쓸 수 있어 영세 상인에게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의문도 제기됩니다.
"너무 무분별하게 사용하게끔 돼 있다보니까/ 잘 안 되는 소상공인 살리자는 취지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전문가들은 재난지원금의 실제 경기부양 효과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기존의 소비를 확대시키기보다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효과에 그치거나 필수적인 품목이 아닌 부분에 대한 소비가 이뤄짐으로써 실제 경기부양이 제한…"
다만, 갖가지 논란과 문제에도 코로나 사태로 꽉 막혔던 소비를 재난지원금이 한 때나마 풀어줬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정인용입니다.
▶ 재난지원금 첫 발…"또 줘야" vs "곳간은 어쩌고"
[기자]
기존 예산을 깎고 나랏빚을 내 마련된 전국민 긴급 재난지원금은 지난 4일부터 26일까지 2,082만 가구에 총 13조1,000억원이 지급됐습니다.
정책 시행 한 달을 앞둔 지금, 얼어붙은 내수에 온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어 매우 기쁩니다. 재난지원금의 목적 중 하나였던 소비 진작의 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입니다.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은 오는 8월까지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내수가 다시 경색되니 긴급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자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에 앞서 지급 계획을 내놨던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두세 번 정도 더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경제가 상당기간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정치권에서도 21대 국회가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1차 지원금의 효과가 6월로 사실상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7월에서부터 추석 때까지의 민생 절벽의 시기를 넘어설 대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고도 무한정일 수 없는데 1차 지원금 효과도 따져보기 전에 추가 지급부터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겁니다.